너른 지방 전라의 최중심지이자 목포로부터 북동쪽으로 일백사십리 가량 떨어진 큰 고을 광주에는 바하이트라 불리우는 대학당이 자리잡고 있었더라. 이 곳은 예로부터 전국 각지에서 수재라 칭송받는 서생들이 모여들어 세상의 모든 이치에 대해 탐구하고 학문을 정립하는 그야말로 대학문의 장이요 진리 탐구의 산실이이라. 허나 조정이 부정에 물들어 타락하니 이 곳 바하이트 대 학당도 그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지라, 지금에 와서는 나라의 고위 관리직을 차지하고 있는 명문 집안의 자제들이나 가진자들이라 일컫는 부호 집안 자제들이 나라의 관리로 등용되기 위해 거쳐가는 일종의 등용 시험 학원으로 암암리에 이용되고 있었더라. 그렇다 하여도 어릴적부터 교육의 기회를 얻어온 수준이 높은 젊은이들 중에는 서고에 쌓인 선인들의 책을 읽고 올바른 길을 깨우치는 이들이 많이 있었으니 그나마 이 대 학당 바하이트가 이 나라의 마지막 희망이 아닌가 하더라.
오늘도 바하이트의 서고에는 수백만권에 달하는 책 속에 파묻혀 지식의 바다를 떠도는 한 청년이 있었으니 피부가 허연 것이 서고에 틀어박혀 햇빛을 많이 보지 못했음이요 그 눈동자는 별빛처럼 번뜩이니 지식을 탐구하는데 굶주렸음이라. 한참동안 책 속에 빠져 있던 그가 서책의 어느 한 부분을 읽다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친다.
"이거로군!"
청년은 환한 얼굴로 조금 전 발견한 책 속의 구절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술법의 기원은 최초의 술법사였던 무스펠로부터 시작되느니. 무스펠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운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매 그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재능과 성향이 결정된다 하더라. 허나 그 기운이라는 것은 천부적으로 사람의 목숨에 딸려 있는 것이지 사람이 제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라. 만약 이 기운을 자기 뜻대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를 이용하야 다양한 능력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도다. 결론적으로 그는 기운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데에 성공하였으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그저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방법을 통하여' 라고 표현하였을 뿐 자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아니하였다. 지금에 와서는 술법을 행한 사례가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운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상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음이라. 그저 기운을 다루는 능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애초에 타고나는 것이라는 유전설이 가장 유력하도다."
그는 글을 읽다 말고 자신의 손을 쥐었다 펴며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이내 서책을 들고서 책장 옆의 넓다란 책상으로 옮겨와 앉으며 계속 읽어나갔다.
"가장 처음 발견된 술법은 불의 술법으로 이는 자신의 기운을 운용하여 주변의 열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더라. 이를 최초로 성공한 자가 바로 무스펠이니 그는 자신의 기운을 한 곳으로 집중하여 대상물의 열을 높이는 것에 성공하였더라. 그의 수행록에 따르면 단순히 뜨거워지는 것 만으로는 '불' 이라 하지 못하니, 자고로 불 이라 하려면 타오를 재료가 있어야 하고 그 재료가 타오르는 것을 유지시켜야만 하였도다. 그리하여 무스펠이 불의 술법을 시험하기에 좋은 장소로 선택한 곳이 상쾌한 공기가 사방으로 통하며 타오를 수 있는 재료가 널려 있는, 예컨대 마른 나뭇잎들이 많이 쌓여있는 곳 바로, 뒷산의 중턱이었더라. 그는 그 곳에서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방법을 통하여' 기운을 운용하니 나뭇잎에 불을 붙이는 것에 최초로 성공하였으매 주변 나뭇잎에 불씨가 번져 불 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번지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이를 불의 술법이라 칭하였다."
청년이 책의 다음장을 넘기려는데 서고 바깥 출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나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었다.
"이보게 드레이크, 자네 여기에 있는가."
청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꿈쩍도 하지 않고 그저 책속의 글에 혼이 팔려있었다.
"술법을 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알려져 있더라. 기운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게 되면 매우 다양한 방면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은 분명하나, 이 기운이라는 것이 원래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근간이 되는 것인지라 자칫 잘못하여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운도 남기지 않고 운용하였다가는 그대로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음이다. 게다가 이러한 기운의 운용으로 인해 발생시키는 다양한 술법은 타인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의 위력도 발휘하는 반면 그 어떤 증거도 남지 않게 되는지라 나라에서는 이 기운을 이용한 술법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도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함부로 할 수도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 바로 술법이로다."
대목의 뒷부분을 읽고 있을 때 청년의 등을 턱 하고 치는 손이 있었으니 좀 전에 그를 부르던 목소리의 장본인이렸다. 매우 젊고 반듯한 자로서 의복과 용모로 보아 이 학당의 학생이 분명하더라.
"이보게 드레이크,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정치학의 지성이신 노엄 선생께서 강의를 하러 바하이트에 오셨다네. 어서 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도 없을 걸세."
"아 자네, 언제 왔는가."
그제서야 청년은 책속에서 빠져나와 눈을 멀뚱이며 쳐다본다.
"어허 이 친구 정말, 나는 먼저 갈터이니 자네는 정치학 강의를 듣건 여기서 책놀음을 하건 알아서 허시게."
다급히 서고를 빠져나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는 허둥지둥 책보따리를 챙겨 서고를 나서며 소리친다.
"어어, 같이 가세."
먼저 나간 동료를 따라 서고를 달려 나간 청년은 잠시후 서고로 돌아와 보던 책을 챙겨 들고는 다시 서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오늘도 바하이트의 서고에는 수백만권에 달하는 책 속에 파묻혀 지식의 바다를 떠도는 한 청년이 있었으니 피부가 허연 것이 서고에 틀어박혀 햇빛을 많이 보지 못했음이요 그 눈동자는 별빛처럼 번뜩이니 지식을 탐구하는데 굶주렸음이라. 한참동안 책 속에 빠져 있던 그가 서책의 어느 한 부분을 읽다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친다.
"이거로군!"
청년은 환한 얼굴로 조금 전 발견한 책 속의 구절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술법의 기원은 최초의 술법사였던 무스펠로부터 시작되느니. 무스펠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생명을 유지시키는 기운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매 그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재능과 성향이 결정된다 하더라. 허나 그 기운이라는 것은 천부적으로 사람의 목숨에 딸려 있는 것이지 사람이 제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라. 만약 이 기운을 자기 뜻대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를 이용하야 다양한 능력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도다. 결론적으로 그는 기운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데에 성공하였으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그저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방법을 통하여' 라고 표현하였을 뿐 자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아니하였다. 지금에 와서는 술법을 행한 사례가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운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상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음이라. 그저 기운을 다루는 능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애초에 타고나는 것이라는 유전설이 가장 유력하도다."
그는 글을 읽다 말고 자신의 손을 쥐었다 펴며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이내 서책을 들고서 책장 옆의 넓다란 책상으로 옮겨와 앉으며 계속 읽어나갔다.
"가장 처음 발견된 술법은 불의 술법으로 이는 자신의 기운을 운용하여 주변의 열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더라. 이를 최초로 성공한 자가 바로 무스펠이니 그는 자신의 기운을 한 곳으로 집중하여 대상물의 열을 높이는 것에 성공하였더라. 그의 수행록에 따르면 단순히 뜨거워지는 것 만으로는 '불' 이라 하지 못하니, 자고로 불 이라 하려면 타오를 재료가 있어야 하고 그 재료가 타오르는 것을 유지시켜야만 하였도다. 그리하여 무스펠이 불의 술법을 시험하기에 좋은 장소로 선택한 곳이 상쾌한 공기가 사방으로 통하며 타오를 수 있는 재료가 널려 있는, 예컨대 마른 나뭇잎들이 많이 쌓여있는 곳 바로, 뒷산의 중턱이었더라. 그는 그 곳에서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방법을 통하여' 기운을 운용하니 나뭇잎에 불을 붙이는 것에 최초로 성공하였으매 주변 나뭇잎에 불씨가 번져 불 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번지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이를 불의 술법이라 칭하였다."
청년이 책의 다음장을 넘기려는데 서고 바깥 출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나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었다.
"이보게 드레이크, 자네 여기에 있는가."
청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꿈쩍도 하지 않고 그저 책속의 글에 혼이 팔려있었다.
"술법을 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알려져 있더라. 기운을 스스로 운용할 수 있게 되면 매우 다양한 방면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은 분명하나, 이 기운이라는 것이 원래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근간이 되는 것인지라 자칫 잘못하여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운도 남기지 않고 운용하였다가는 그대로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음이다. 게다가 이러한 기운의 운용으로 인해 발생시키는 다양한 술법은 타인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의 위력도 발휘하는 반면 그 어떤 증거도 남지 않게 되는지라 나라에서는 이 기운을 이용한 술법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도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함부로 할 수도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 바로 술법이로다."
대목의 뒷부분을 읽고 있을 때 청년의 등을 턱 하고 치는 손이 있었으니 좀 전에 그를 부르던 목소리의 장본인이렸다. 매우 젊고 반듯한 자로서 의복과 용모로 보아 이 학당의 학생이 분명하더라.
"이보게 드레이크,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정치학의 지성이신 노엄 선생께서 강의를 하러 바하이트에 오셨다네. 어서 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도 없을 걸세."
"아 자네, 언제 왔는가."
그제서야 청년은 책속에서 빠져나와 눈을 멀뚱이며 쳐다본다.
"어허 이 친구 정말, 나는 먼저 갈터이니 자네는 정치학 강의를 듣건 여기서 책놀음을 하건 알아서 허시게."
다급히 서고를 빠져나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는 허둥지둥 책보따리를 챙겨 서고를 나서며 소리친다.
"어어, 같이 가세."
먼저 나간 동료를 따라 서고를 달려 나간 청년은 잠시후 서고로 돌아와 보던 책을 챙겨 들고는 다시 서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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