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더워 죽겠는데,
아내는 맨날 안방 침대에서 뒹굴거린다.
"색시야 놀러가자."
"어디?"
"아무데나."
"아무데나 어디?"
아, 이대로 가면 또 귀찮다며 침대에서 해 지는 것을 볼 기세다.
지도를 펴고 손가락으로 딱! 찍는다.
"여기 간다. 계곡!"
그리하여 처음으로 아내를 끌고 가게 된 곳이 바로 이 곳.
경상남도 함양군 '화림동 계곡' 되시겠다!
일부러 드라이브 하는 기분을 내기 위해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로 열심히 달렸다.
근데 국도가 고속도로 만큼이나 뻥뻥 뚫려서 기분 좋음.
하지만 아내는 내내 옆자리에서 수면 모드 ㅠ
길고 긴 운전 끝에 화림동 계곡에 도착하니 이런 표지판이 반겨준다.
일단 주차창 옆에 세워 놓은 안내도를 훑어 보고
농월정이 있는 계곡 쪽으로 가보자!
그런데...
주변에 계곡은 보이지도 않고 순 가게들만 즐비하다.
계곡으로 가는 길은 온갖 훼이크와 블로킹으로 가려져 있으니 주의하자!!
나침반이 있다면 참고하여 북쪽을 향해 골목길로 요리조리 틀어서 가다보면
어마어마한 볼륨의 노래방 반주와 함께 신나게 고성방가를 즐기시는 어르신들이 나타난다.
우와, 진짜 살아 생전에 이렇게 시끄럽게 노는 분들 처음 봤다.
온 동네가 떠나가라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노시는데, 완전 고막 나가는 줄 알았네
일단 우리는 저 시끌벅적한 가게를 지나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 다리를 지나면 주변으로 멋진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튼 다리를 건너면 철로 된 계단과 길이 나타나는데
이 길 끝에 드디어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굉장히 넓고 탁 트인 경관에 속이 후련해지는 화림동 계곡!
일단 경치를 보자!
정말 시원하고 좋은 곳이다!
저으기 멀리서 노래방 기계 틀어놓고 시끄럽게 노시는
어르신들의 소리가 여기까지도 들리는게 유일한 단점이다 ㅋㅋ
이제 앞으로 가능하면 주말마다 밖으로 나가야겠다.
가만 놔두면 맨날 집에서 잠만 자는 아내지만,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오니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ㅋ
나중에 아이 생기면 데리고 한번 더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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